2011. 4. 25. 21:12
국내 탈북자교회들이 24일 서울 신정동 새터교회(강철호 목사)에서 열린 2011년 부활절 기념 탈북민교회연합 특별 기도회에서 ‘북한 지하교회와 성도들’이란 제목의 동영상을 공개했다.
탈북자교회들이 공개한 이 동영상에는 10여명의 성도들이 지하교회에서 세례(침례)를 받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. 그동안 북한과 관련한 동영상은 간혹 있었으나 북한 성도들이 세례를 받는 장면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.
한국탈북민교회연합회(회장 임창호 목사)가 익명의 미국계 한국인으로부터 입수한 이 동영상은 최근 북한과 중국의 국경도시 ○○지역에서 촬영됐다. 동영상을 촬영한 미국계 한국인은 북한 지하교회 성도들에게 성경을 전달하며 지하교회 설립과 신앙 생활을 돕는 사역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.
동영상에선 북한 지하교회 교인들이 꿈에도 그리던 세례·성찬식을 거행하고 있다. 또 예수님이 나를 위해 죽으신 것과 영생을 믿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다. 성경 한 권을 얻기 위해 수 십년을 기다렸다는 성도들의 고백도 있었다.
또 동영상에는 백두산 인근에 태어날 때부터 지하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78세 할머니가 이불을 뒤집어쓰고 숨어서 기도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. 이 할머니는 6·25때 교회 장로인 아버지가 월남하면서 미처 빠져 나오지 못해 홀로 남아 신앙생활을 해 왔다. 또 부모가 기독교인데다 남한으로 월남해 반동 분자로 몰려 오지로 추방돼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고 목회자들은 전했다.
이 할머니는 동영상에서 “아버지, 오늘 북한교회가 다 무너졌습니다. 북한은 살얼음 땅입니다. 아버지, 북한교회를 복원하시고…이 민족을 버리시지 아니하시려고 역사하시는 보혜사…이제 뿌리된 믿음에 지혜와 총명을 주시고, 무거운 짐진 사람들이 다 내게로 오라…”고 울먹이며 기도하고 있었다.
연합회장 임창호 목사는 특별 기도회장에서 20분짜리 동영상을 상영하면서 “상당한 쇼킹한 장면”이라며 “특히 탈북 기독교 성도들이 이 동영상을 보고 북한에도 기독교 신앙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큰 용기를 얻고 있다”고 밝혔다. 임 목사는 “지구 반대편 중동의 튀니지, 이집트, 리비아 등에서 휘몰아치는 거대한 모래폭풍은 북한에서는 미풍도 안 되지만 우리에게는 변화에의 대비, 북한 급변상황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”며 “대한민국에 정착한 탈북 기독교 성도들이 남북 평화 통일에 적극 나설 것”이라고 말했다.
국민일보 쿠키뉴스/유영대 기자 ydyoo@kmib.co.kr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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